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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터처블 영화 (우정, 장애극복, 실화)

by Ann-story 2026. 3. 16.

 

 

장애인과 전과자가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동정과 시혜의 관계일까요, 아니면 전혀 다른 무언가가 시작될까요? 「언터처블」은 이런 질문에 대해 예상 밖의 답을 내놓는 영화입니다. 저도 처음엔 무거운 휴먼 드라마를 예상했는데, 막상 보니 웃음과 따뜻함이 가득한 이야기였습니다. 전신마비 장애인 필립과 빈민가 출신 전과자 드리스가 만나 서로의 삶을 바꿔가는 과정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에 더욱 깊은 울림을 줍니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사람, 왜 통했을까요?

필립은 사고로 전신이 마비된 부유한 귀족입니다. 드리스는 6개월간 강도 혐의로 복역하고 나온 전과자로, 실업 급여를 받기 위해 형식적으로 면접을 보러 왔습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필립이 왜 하필 드리스를 선택했냐는 것입니다. 다른 지원자들은 모두 간병 경력과 자격을 갖췄지만, 드리스만이 필립을 '장애인'이 아닌 '그냥 사람'으로 대했기 때문입니다.

저도 회사에서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새로 들어온 후배가 제 직급이나 경력을 의식하지 않고 스스럼없이 대화를 걸어왔을 때, 오히려 그 솔직함이 편하게 느껴졌던 기억이 납니다. 영화 속 드리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필립에게 동정 어린 시선을 보내지 않았고, 오히려 농담을 던지고 때로는 무례하게 보일 정도로 솔직했습니다.

이런 관계 형성 방식을 심리학에서는 '수평적 관계(Horizontal Relationship)'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수평적 관계란 상하 관계나 도움을 주고받는 일방적 관계가 아닌, 서로를 동등한 인격체로 인정하는 관계를 의미합니다. 필립은 평생 동정과 배려 속에 살아왔지만, 드리스와는 처음으로 진짜 친구 같은 관계를 맺을 수 있었던 겁니다.

실제로 관계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의 관계에서 과도한 배려나 특별 대우는 오히려 심리적 거리감을 만든다고 합니다(출처: 한국장애인개발원). 드리스의 태도가 비록 무례해 보일지라도, 그것이 필립에게는 가장 큰 위로가 되었던 이유입니다.

간병을 넘어 우정으로, 어떻게 서로를 변화시켰나요?

드리스는 필립의 간병인이 되면서 처음으로 안정적인 삶을 경험합니다. 빈민가를 벗어나 고급 저택에서 지내고, 정기적인 수입을 얻게 되죠. 하지만 더 중요한 변화는 내면에서 일어났습니다. 저도 영화를 보면서 드리스가 필립의 그림을 팔기 위해 화랑을 찾아가는 장면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행동이 아니라, 필립이 다시 자신감을 찾도록 돕고 싶다는 진심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필립 역시 드리스를 통해 삶의 활력을 되찾습니다. 사고 이후 모든 일상이 루틴화되고 형식적이었던 그에게, 드리스는 예측 불가능한 즐거움을 선물했습니다. 함께 패러글라이딩을 하고, 클래식 음악회장에서 흑인 음악을 틀어 분위기를 바꿔버리는 등 드리스의 자유분방함은 필립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줬습니다.

이런 변화를 재활의학에서는 '심리사회적 재활(Psychosocial Rehabilitation)'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심리사회적 재활이란 단순히 신체 기능을 회복하는 것을 넘어, 사회적 관계와 정서적 안정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과정을 말합니다. 의학적 치료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부분을 인간관계가 채워준 셈입니다.

두 사람의 관계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서로의 약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였습니다. 필립은 드리스의 전과 기록을 문제 삼지 않았고, 드리스는 필립의 장애를 불편해하지 않았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무조건적 수용이야말로 진정한 우정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완벽함을 기대하지 않을 때, 비로소 편안한 관계가 만들어지니까요.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언터처블」은 장애와 계층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유쾌한 톤을 유지합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영화가 장애인의 현실을 너무 낙관적으로 그렸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실제로 전신마비 장애인의 일상은 영화에서 보여준 것보다 훨씬 더 힘들고 복잡하니까요.

저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영화가 지나치게 밝고 희망적으로 그려진 건 아닐까? 현실의 간병인들은 드리스처럼 자유롭게 행동할 수 없을 텐데? 하지만 영화를 다시 생각해보니, 이 작품의 핵심은 '현실 재현'이 아니라 '관계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데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장애인복지법에서 규정하는 활동지원사의 역할을 살펴보면, 신체적 돌봄 외에도 정서적 지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출처: 보건복지뷰). 드리스가 필립에게 제공한 건 단순한 간병이 아니라, 친구로서의 정서적 교감이었습니다. 이런 관계가 모든 간병 현장에서 가능하진 않겠지만, 적어도 그런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또한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합니다. 실제 인물인 필립 포조 디 보르고와 압델 셀루는 영화 개봉 이후에도 깊은 우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필립은 재혼하여 두 딸을 두었고, 압델(영화 속 드리스)도 결혼하여 가정을 꾸렸습니다. 두 사람은 여전히 정기적으로 만나며 서로의 삶을 나눈다고 합니다.

주요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동정이 아닌 수평적 관계가 진정한 변화를 만든다
  • 신체적 돌봄을 넘어선 정서적 교감이 삶의 질을 결정한다
  •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도 진심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자연스럽게 질문하게 됩니다. 나는 누군가에게 진정한 친구가 되어주고 있을까? 상대방의 약점이나 다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을까? 「언터처블」은 단순히 감동적인 이야기를 넘어, 우리 모두에게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완벽하게 현실을 반영하지 않더라도, 이런 따뜻한 메시지는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8GKFdSi1l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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